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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책 소개, 내용, 감상

by 이은LE 2023. 9. 5.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1. 책 소개

 책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는 한국에 책 [퇴사하겠습니다]로 인기를 얻은 일본 작가 이나가키 에미코의 피아노 도전기다. 그녀는 즐겨가던 카페에 있던 피아노를 보며 문득 '피아노를 치고 싶다.'라고 생각했지만 아주 어릴 때 배우고 그만둔 피아노를 시작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했다. 그녀에게 피아노는 그저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책은 그녀가 피아노를 치면서 겪는 일들을, 그로 인한 그녀의 감정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소소한 성취에 행복해 하기도 하지만 나이들고 새로이 하는 도전에 막막해 하기도 한다. 자세히 써내려간 이 피아노 도전기는 그녀처럼 피아노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물론 새로이 무언가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큰 응원과 위로가 된다.
 

2. 책 내용

1악장 40년 만의 피아노
 첫 레슨에서 선생님은 계속해서 피아노 치는 이유와 어떻게 연주하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어떻게 연주하고 싶지?'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선생님은 많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어보라고 하셨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새로운 세계였다. 수많은 사람들의 연주가 있었고 모든 연주가 다 달랐다. 그 안에서 그녀는 마음에 드는 연주를 찾아 모방하며 연습하기 시작했고 몇 번의 레슨에 걸쳐 자신만의 음악적 취향을 찾아갔다. 그냥 연습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선생님은 계속해서 그녀의 생각을 물어봤다. 이런 레슨은 머리가 아프면서도 새롭고 재미있었다.
 
2악장 꿈의 곡을 연주하다
 인터넷에서 이곡 저곡 들어보던 중 베토벤 소나타 비창 2악장을 듣게 됐다. 피아니스트 굴렌 굴드의 연주가 그녀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굴드의 연주를 모방해서 연습했더니 항상 칭찬만 했던 선생님이 지적하셨다. '악보의 지시는 지켜야한다'고 하셨고 그녀는 처음으로 악보의 지시를 바라봤다. (굴드는 독보적인 자신만의 해석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이다.) 처음으로 작곡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연습했고 꽤나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그녀의 진짜 꿈의 곡 드뷔시의 '달빛'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원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자 그녀는 절망한다. 자신의 연주가 너무나 사랑했던 그 곡을 망치고 있는 것 같았다. 
 
3악장 굳은 몸, 굳은 머리
 '달빛'에 의한 절망으로 시작해 피아노를 배울수록 한계가 자꾸 드러났다. 손이 아파서 속도는 전혀 낼 수 없었고 원곡과 다르다는 스트레스가 그녀를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래도 피아노를 너무 사랑하니 해결방법을 찾아야했다. 손과 팔, 몸의 구조를 다루고 있는 책을 찾아 어떻게 움직여야 아프지 않는지, 힘을 최대한 빼고 연주할 수 있는지 계속 찾고 연습했다. 
 문제있는 건 손만이 아니었다. 악보를 읽기에는 노안이 문제였고 그녀의 소리를 듣기에는 청력이 문제였다. 모든 감각이 노화했고 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불평해봐야 늙는다는 것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슬프지만 받아들이고 자신이 처음에 상상했던 '피아노 치는 멋진 할머니'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떠올리며 연습, 또 연습했다.
 
4악장 마침내 발표회
 어느날 선생님이 그녀에게 발표회를 권했다. 그녀는 항상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연습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계속해서 권유했고 이번 발표회를 통해 '이 곡은 내 곡이다'라는 느낌을 경험하고 싶어 하겠다고 했다. 하겠다고 말한 순간 긴장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를 초조함과 긴장감으로 연습만 하며 보냈다.
 드디어 발표회 날이 왔다. 같은 처지의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보며 주눅들기도 했고, 절망하기도 했고, 또 진심으로 응원하기도 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너무 긴장했지만 막상 자신의 순서가 되니 내가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들어 준다는 감사의 마음이 솟아났다. 그간 연습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연주되었다. 이전에는 느껴 보지 못한 최초의 경험이었다. 정말로 인생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절실히 느꼈다.
 
5악장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그녀는 세계적인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를 보러갔다. 그는 78세의 '늙은 피아니스트'였다. 나이 든 사람의 연주를 듣고 싶었다. '얼마나 잘치나 보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연주는 그저 잘치는 연주가 아니었다. 그가 연주한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는 정말 베토벤이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다. 부드럽고 평온하고 여유 가득한 그의 연주를 들으며 삶의 위로를 받았고 앞으로의 피아노 인생을 어떻게 해 나갈 것 인지 생각하게 했다.
 늙은 사람은 멀리 있는 목표를 보지 않고 지금 눈앞에 있는 아주 작은 일에 전력을 다한다. 야망을 품지 않고 지금을 즐긴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을 그저 즐기면 되지 않을까. 
 노인은 현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3. 책 속의 문장

 - 분명히 지도는 있다. 하지만 어떤 속도로, 어떤 신발로, 어떤 보폭으로, 무엇을 보며, 어떤 식으로 목적지에 다다를 것인가. 여기에는 셀 수도 없을만큼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지가 있고, 수많은 석택지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스스로 정해야한다.
 -> 지도는 악보를 의미한다. 많은 선택지란 연주자가 같은 악보를 어떻게 다르게 연주할 지를 의미한다. 똑같은 악보 속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 더 무시무시한 사실은 체력도 시력도 청력도 두뇌도 이미 충분히 엉망인 지금이 바로 인생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나의 '가장 젊은 날' 이라는 것이다.
 

4. 감상

 내가 일하는 학원에는 이 책의 작가처럼 나이든 학생들이 있다. 대부분 어릴 때 쳐 본 피아노를 다시 치기 위해 온 어른들이다. 그 중 한 분이 이 책이 너무나도 공감된다며 나에기 추천해주셨다. 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신다고 하셨다.  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이면서 선생이니 모를 리가 없다. 다만 '나이든 사람이 배운다는 것은 내가 배우는 것과는 많이 다를 수 있구나'하고 생각했고 어떤 점을 배려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작가는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고민한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연습하려 최대한 노력한다. 내가 가르치는 어른들이 이 책의 작가만큼 열심히 연습하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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