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G는파랑]은 피아니스트 겸 오페라 코치 김지희씨가 수년간 이어온 음악 메일링 서비스 <어쿠스틱 위클리>에서 사랑받은 에피소드를 엮어 출간한 책이다. “가장 추상적인 것이 가장 구체적으로 변하는 순간을 선물합니다.” 책 맨 앞 페이지에 적혀있는 이 글처럼 이 책은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그녀가 어떤것을 상상했고, 어떤 추억을 떠올렸는지에 대한 글이다. 이 책은 본격적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음악을 감상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녀가 제시한 가이드를 따라 음악을 감상하면 그녀처럼 다채로운 색의 음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 책 내용
-진은숙, 피아노 에튀드 5번, 토카다
진은숙은 1961년 한국에서 태어난 작곡가다. 베를린에서 전자음악을 포함한 여러 모험적인 작곡을 하였으며 현재는 국내외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수많은 위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음악은 현대음악으로 분류된다. 시기도 그렇지만 따라 부르거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가 아니고, 왈츠처럼 박자를 바로 알아챌 수도 없다. 현대음악은 어려웠다. 화음은 불편했고 멜로디는 찾을 수 없었다. 박자를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다. 한때는 ‘예쁘지 않은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때 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하던 친구가 “모든 예술이 예쁘기 위해 존재한다면 너무 지루하지 않아?”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가 하얘졌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동안 하나의 예를 가지고 ‘음악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해오며 조금이라도 그것을 거스르는 것은 아예 인정하지 않고 살아왔다. 무지를 인정하기 겁나서 무시를 선택했던 순간들이 부끄러웠다.
3. 감상
이 책은 정말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피아노 전공이라 다른 악기의 곡은 다양하게 알지 못했는데 가곡, 다른 악기 독주곡, 콰르텟, 퀸텟, 재즈까지 정말 폭넓게 작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곡을 들어봤다. 작가의 생각과 비슷한 감상도 있고 전혀 다른 감상도 있었지만 다양한 곡을 이렇게 집중해서 들어보긴 정말 처음이었다. 작가가 제시한 음악감상법대로 들어보니 확실히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듣게 된다.
현대음악에 관한 내용들이 맘에 들어왔는데, 현대음악은 나에게도 아직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작가가 친구를 통해 무지를 깨닫고 부끄러웠듯 나도 그랬다. 아직은 완전히 사랑할 수 없겠지만 다양한 곡을 들어봐야겠다.
이 글을 쓴 다음날, 채널을 돌리다가 진은숙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초연 VOD를 발견했다. 어! 진은숙?! 하면서 바로 틀어봤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초연 무대라니! 이 책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 VOD를 재생할 생각도 못했겠지만 이렇게 또 신비로운 곡을 알게 되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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