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의학, 공학, 음악을 융합한 ‘음악연주과학’의 선구적 연구자인 후루야 신이치가 쓴 [피아니스트의 뇌]는 피아니스트의 뇌와 신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기능을 극대화하는지를 다양한 실험과 조사를 토대로 탐구한 책이다. 작가는 이과 출신으로 공학과 의학을 전공했지만,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구었다. 그는 피아노를 칠 때 우리의 뇌와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궁금했다. 그는 부상으로 인해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게 되었다. 그는 전부터 궁금해 하던 것들을 자세히 연구해보기로 했다. 피아노를 연습, 연주할 때 우리 인간의 뇌와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규명하면 무리한 근성과 인내를 요구하는 불합리한 연습 때문에 음악가들이 심신을 다치는 일이 줄어들 것 같았다. 그는 음악 애호가들이 심신을 혹사하지 않으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실현하는 데 이 책이 도움 되길 바란다.
2. 책 내용
음악을 감상하는 뇌구조 (99쪽)
음악을 듣고있을 때 뇌는 어떻게 활동 할까? 여러 연구를 통해 뇌의 어떤 특정 부위만 음악을 감상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아니며 음악이라는 정보처리는 뇌 전체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귀를 통해서 음악이 들리면 ‘리듬은 뇌의 이곳, 멜로디는 저곳’ 하는 식으로 음악의 각 요소가 제각기 다른 뇌 부위에서 처리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음 인식에 관여하는 것은 언어의 문법을 처리하는 뇌 부위인 브로카 영역이다. 리듬처리에는 청각피질과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관여한다. 그리고 우뇌는 박자를, 좌뇌는 리듬 안에 있는 규칙성을 처리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음악을 감상하고 있을 때 뇌의 각 부분은 오케스트라처럼 역할을 분담해서 음의 정보를 처리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하나의 음악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음악을 듣고 소름이 돋는다? (292쪽)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감동을 느끼면 줄무늬체라는 뇌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뇌가 보상을 받을 때 흘러나오는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줄무늬체 중에서도 꼬리핵이라는 부위는 감동하기 직전에 활동이 상승하는 데 반해서, 측좌핵이라는 부위는 감동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활동이 상승했다. 측촤핵은 '쾌락증추'라고도 부르며,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때 활동하는 뇌 부위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뇌에는 음악에 의한 감동이라는 '보상'을 예측해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꼬리핵)와 감동하면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측좌핵) 두 곳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들어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피아노협주곡>에서 제18변주의 감미로운 멜로디에 감동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때 변주에 들어가기 직전에 '온다, 온다'하며 기대감에 부푸는 뇌 활동과 변주 직후에 '왔다!'하며 감동하는 뇌 활동이 따로따로 이루어져서 뇌가 보상을 얻게 되는 것이다. 간혹 클라이맥스 직전에 템포를 조금 늦추는 피아니스트도 이 점을 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3. 감상
이 책을 통해 정말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내용은 일반인과 피아니스트의 뇌가 다른 이유가 선천적인 것이 아니고 어렸을 때 부터 훈련해 온 덕이라는 것이었다. 피아노를 치며 훈련한 것이 뇌의 부분들을 크고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수천시간의 연습은 단지 손가락 훈련이 아니라 뇌도 함께 훈련되고 있던 것이다.
이 책은 전공생들이 봐도 당연히 배울 것들이 많겠지만(특히 부상관련하여),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취미생들이 피아니스트를 보여 '왜 난 손이 저렇게 안움직이지?'라고 생각할 때가 많을텐데 이 책은 일반인과 피아니스트를 지속적으로 비교하여 실험한 내용들을 알려주기 때문에 그들의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손과 팔의 근육을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내용들이 도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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